8월 9일부터 11일까지 고성에 다녀왔다. 강릉이나 속초에 비해 한가한 매력이 있었다. 선선한 데다 습하지 않은 날씨가 무엇보다 좋았다.
바우지움조각미술관 앞에서 잘생긴 울산바위를 맞닥뜨렸다. 숙소에선 내내 파도치는 진회색 바다와 함께였고 누운 자리에서 일출도 볼 수 있었다. DMZ 투어 때 금강산과 만나는구나 싶었는데, 구름에 가려 제일 아랫자락만 확인했지만 어쩐지 다시 볼 수 없을 것 같은 풍경이었다.
차로 다니는 와중에 세컨하우스를 분양한다는 현수막 광고가 눈에 들어왔다. 강원도에 세컨하우스 있음 좋겠다! 우리 가족은 생각만 해도 신난다는 듯 들떠서 이야길 나눴다. 계절마다 오면 되겠다, 아니 더 자주 와야지, 에어비앤비로 운영하기도 한대……. 무덥다 못해 뜨겁고 습하다 못해 숨 막히는, 점점 더해가는 여름의 한복판에서 희망을 찾은 듯했다.
강릉 수해 현장 사진을 본 건 서울로 돌아온 이후다. 우리가 가기 전 강원도에 폭우가 강타한 걸 그제야 알았다. 열섬에 매여 있던 사람은 열섬 밖에서 벌어진 일들에 이렇게나 둔감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