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말이 있어야 해. 쓰고 싶다, 안 하면 못 참겠다 싶은 얘깃거리가 많아야 좋아. 얼마 전 연아한테 이야기했다. 그런 사람이 작가가 된다고.
연아는 글을 쓰고 싶어하는 것 같다. 책을 빨리, 많이 읽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읽은 책들을 비교하고 짜깁기하고 자기 나름대로 리메이크하기도 한다. 그런 작업을 놀이처럼 하느라 심심할 새가 없다. 시력이 떨어질까 봐 걱정되고 늦게 자니 잔소리는 하게 된다. 분명한 건 말리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글쓰기의 기쁨과 슬픔은 막 권할 만한 일도, 덮어놓고 만류할 일도 아니다. 모쪼록 아이가 하고픈 일을 찾아 즐겁게 살아가길 바란다.
사실 연아한테 한 이야기는 나를 돌아보느라 꺼낸 말이기도 했다. 이야깃거리가 흘러넘치나? 아니. 누가 잘하라고 다그쳤나? 아니. 그런데도 번번이 압박을 느끼면서 한계를 실감하고, 할 말이 바닥날까 봐 두려워하기도 했다. 생각은 조금씩 바뀐다. 한계란 매일 부딪치는 벽이라고 여기게 됐다. 일상인 것이다. 날마다 그걸 멋지게 뛰어넘을 순 없다. 돌아가거나 땅만 파는 날이 부지기수. 그러다 보면 다른 날도 오긴 온다고, 그중에는 애쓰지 않았는데 벽을 쓱 통과해버리는 순간도 껴 있을 거라고. 언젠가 연아가 필요로 할 때 해줄 말이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