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아의 중간고사가 끝났다. 덜렁대서 아는 것도 실수하는 편인데 나름 잘 치렀다. 1학기가 자유 학기였기 때문에 이번 중간고사가 첫 시험이었다.
끝나는 날 친구들이랑 점심 먹고 노래방에 간다며 용돈을 타 갔다. 집에 돌아왔을 때 연아는 기분이 썩 좋아 보이지 않았다. 짐작 가는 게 있어서 물어봐도 끝까지 입을 안 열었다. 혼자 쉬겠다고만 했다. 이럴 때는 내버려 둬라, 기다려 줘라 하는 조언을 들어왔지만 막상 잘 안 된다.
학교 다닐 때 나는 친구보다 엄마한테 속내를 많이 털어놨다. 그러면 엄마가 나보다 더 화를 내고 더 슬퍼하다가 ‘네 마음은 이해하는데 이렇게 저렇게 해야지’ 같은 이야길 들려주곤 했다. 지금 생각하니 우리 엄마 정말 피곤했겠다 싶다. 덕분에 마음이 정화되고 다시 힘을 냈지만 엄마 귀엔 피딱지 떨어질 날이 없었을 것 같다.
연아와 내가 다르다는 걸 인정한다. 답답하고 거리감 느껴지는 건 순간적인 감정일 뿐이다. 생각이 정리되면 말하고 싶을 때 이야기하라고 했다. 단지 아이가 혼자 삭이는 데 그친 게 아니라 전보다 단단해졌다는 느낌도 받았다.